어렸을 적부터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나와 내 동생을 대학까지 뒷바라지 해주셨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지금도 맞벌이 부모가 자녀들 학비 대는것은 보통 일이 아닌데 나는 대학 졸업까지 어떠한 학자금 대출없이 이렇게 잘 살수 있게 해주셨으니 그보다 더 대단한게 어디있을까.
어렸을 적 행복이란 질문에 답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나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하지 않아. 다른 친구들처럼 부모님하고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잖아. 우리 엄마 저렇게 매일 힘들게 일하시잖아. 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행복해져야지' 마음을 먹고 현재까지 행복의 답을 찾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해서 좋은 회사에 들어오고 사랑하는 아내와 너무 귀여운 아이들과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그 어린 시절 그렇게 찾았던 행복은 보이지 않았다.
행복.. 도대체 어디있는 걸까? 부자가 되면 행복해지는 걸까? 월부에서 10억 달성기를 쓰면 행복해지는걸까?
이 책 중반에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잠깐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
20년이 넘게 찾았던 행복의 정의가 저것이다. 너무 소박하지 않나? 저건 잘못된 정의같은데?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느껴진다. 행복은 내가 숨쉬고 있는 공간에서 사람들과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순자산 30억, 명품백, 고급 자동차가 아니라 행복은 사람과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마음이 편해졌다. 행복이라는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만족감을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였다. 인상깊었던 몇몇 구절을 기록해보자.
1. 책 제목 : 행복의 기원
2. 저자 및 출판사 : 서은국 / 21세기북스
3. 읽은 날짜 : 24년 9월 25일 ~ 10월 6일
4. 핵심 키워드 : #행복은 사람 #외향성내향성
5. 저자 소개 : 서은국
유학 생활 초반, 교수님이 내게 했던 말씀이 기억난다. "자네는 뭐든 거꾸로 뒤집어서 생각하는 재주가 있네" 재주는 아니지만, 그런 버릇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는 책과 논문을 읽을 때 저자의 주장과 반대로 내용을 뒤집어서 생각해 보곤 한다.
10년 전 출간한 [행복의 기원]도 뭐든 뒤집어 보는 버릇 때문에 쓰게 된 것 같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산다는 흔한 인문학 스토리는 나에게는 과학적 설득력이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행복은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고 생각을 뒤집어 보았다. 진화 심리학의 영감으로 보게 된 이 새 행복의 모습은 과학적으로 단단했다.
"행복은 생존에 필요한 도구야" 친구들에게 하던 이 말을 책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10년 전에 하였다. 생소한 내용의 책이라 친구들에게 몇 권 주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개정판까지 오게 힘을 실어 준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동안 독자들과 대화하며 조금 더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을 알게 되어싿. 가령 유전, 외향성/내향성 , 행복이 도구라는 표현에 대한 질문들. 이 내용들이 개정판을 통해 좀 더 명료해지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직장과 삶의 터전을 옮겼다는 독자도 있었다. 감사, 보람, 책임감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책 덕분에 다양한 소통의 장들도 열렸다. 철학자들과 행복 대담도 하고, 생소한 생물학 학회에서 행복에 대해 기조 강의를 하기도 했다.또 일부 내용은 대학 생물학 교재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학생들에게도 전해졌다고 한다. 좋은 삶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할 때, 양질의 사회적 경험의 중요성을 이 책이 생각하게 해 주면 좋겠다,
6. 본것과 깨달은 것
p103 [결국은 사람이다]
첫째, 행복은 객관적인 삶의 조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둘째, 행복의 개인차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그가 물려받은 유전적 특성,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다.
> 삶은 곧 익숙함이다. 익숙함은 곧 일상이다. 일상에서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결국 어떠한 삶의 조건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익숙해지면 행복이라는 보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외향성. 결국 사람들과의 소통이다. 외향성이 좋다 내향성이 좋다를 나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외향성이 강할수록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능숙하고 이 점이 행복에 이를 수 있는 조건이 된다는 것.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각자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지내는 것이 행복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다.
p148 ['사람쟁이' 성격]
내향적인 사람들은 왜 외향적인 사람들만큼 타인과 어울리지 않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싫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다. 사람이라는 자극은 양날의 검과 같다. 사람은 즐거움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때론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스트레스를 더 예민하게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경험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서 한발 뒷걸음질 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싫은 걸과는 다른 얘기다.
행복의 관점에서 보면 이 점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가지고 태어난 큰 유전적 혜택이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두가지 가능성이 공존한다. 어색함 대 즐거움.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리는 새로운 만남이 주는 즐거움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특성은 자신의 자원을 사람과 관련된 것에 많이 쓴다는 점이다. 경험 구매가 물질 구매 보다 행복한 본질적 이유는 또다시, 사람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험은 다른 사람과 함께 소비하는 경우가 많고 물건은 혼자 쓰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 구매가 물질 구매보다 행복과 더 관련이 있는 이유다. 결국 무엇을 구매하느냐보다 구입한 물건 혹은 경험에 다른 사람이 개입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 행복은 나 혼자 쓰느냐, 다른 사람과 같이 쓰느냐의 차이. 즉 나 혼자인지, 같이인지 차이가 행복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행복이란 그런 것이다. 함께 하는 것. 나누는 것.
p180 [한국인의 행복]
지금 세상에서는 돈이 있으면 홀로 생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생존만이 목표라면 사람없이 돈만 가지고도 살 수 있는 일종의 '신세계'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원시적인 뇌는 아직 이 신세계에 적응이 덜 되었고 그 안의 행복 전구는 돈 자체에 관심이 없다. 그 전구가 켜지도록 하는 스위치는 여전히 사람인데, 돈을 추구하다 보면 어느새 이 결정적인 스위치가 없는 방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 돈 냄새를 따라 아주 깜깜한 방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p184 사람은 행복의 절대 조건이지만 나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남을 '위해'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각자가 가진 독특한 꿈, 가치와 이상을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는 것. 이것이 사람과 '함께' 사는 모습이다. 그래야 사람의 가장 단맛을 서로 느끼며 살 수 있다.
7. 적용할 점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경쟁은 문제 해결에 대한 필수적이지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들이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나와 함께 이 시기를 살아갈 반려자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 반려자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리고 내가 부자가 된 이후에는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는 삶을 산다. 그네들의 만족이 나의 행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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